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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집 주택살이/보통집짓기 (과정)

집짓기의 행적 ; 집 지어서 거기서 뭐하게?

by 귀밤토리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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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는, 언니네와 우리 집 두 가족이 살기로 하고 (총 사람 4명과 두 마리의 고양이들)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지금 현재 (2021년 2월 2일 기준)로는 세 가족 총 7명과 한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하고 있다. 여담이긴 하지만, 사실 세 가족이 된 것은 프로젝트 초기였는데 혼자 지으실 집을 짓겠다고 계획하셨지만, 작년에 결혼하시면서 신혼집이 되었다. 그리고 언니네는 나의 조카이자, 귀여운 여자 아이가 생겼다. 또 언니네 고양이 남매는 새 집으로 이사 오기 몇 달 전, 여자 고양이 한 마리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언니네(언니+형부+조카+고양이 1마리) + 우리 집(나와 남편)+형부 친구 집(친구분+아내분) 총 7명+ 고양이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아무튼 시간을 또 다시 거슬러, 형부 친구분을 앞으로 C동이라고 칭하겠다. (참고로 언니네는 A동, 우리 집은 B동이다) C동이 합류해서 제일 먼저 하게 된 건, 우리가 새 집들을 짓게 되면 하고 싶은 행동과 위시리스트들을 정렬하기였다. 각자의 원하는 바를 최대한 담고 싶었기 때문에 리스트에 내용들을 건축사무소와 함께 얘기했다. 현실 가능성이 있든 없든 최대한의 소망을 다 욱여넣은, 아니 갈아 넣은 리스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파트에 살면 공간에 우리를 맞춰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주택에 살면 좋은 장점은, 내 취향과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집을 바꿔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것 아니겠나.. 그 좋은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 (돈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각 집마다, 집에서 하고 싶은 행동들을 주욱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그렇게 정신없고 뒤죽박죽인 우리의 리스트를 건축사무소에서 깔끔하고 보기 좋게 정리해주셨었다. 

보통집 집짓기 위시리스트 / 욕망 덩어리

이 과정이 생각보다, 많이 와 닿았던 것 같았다. 남편과 나는 그때 당시 같이 살아본 경험이 없는 사이라 같이 뭔가를 할지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고, 언니와 형부는 부부로서 같이 살아본 경험이 있으니까, 물어보고 얘기도 들어보고 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우리 집은 세 번째 칼럼에 적혀 있는 건데, 어찌 보면 언니네보다는 욕망이 덜한 것 같지만 없다고 할 수는 없겠다. 지금 살면서 느껴보니, 거의 85% 정도는 이뤄주신 것 같다. 나머지 15%는 이래저래 상황 탓도 있었고, 제일 큰 금전문제 때문에 아직 실행에 못 옮긴 것도 있다.

지금은 더 예쁘게 구조가 변했지만, 몇일 전까지의 내 벽쪽의 긴 책상자리 !

 

참고로 'Room1에 적혀 있는 벽 쪽으로 길게 책상을 사용하고 싶음.'부분이 있는데, 그것처럼 벽 쪽의 긴 책상에서 나는 이 글을 써내려 가고 있다. 저 행동&위시리스트들이 작년 2018년도 10월에 작성됐고, 위에 사진은 2021년 1월 모습이다. 드림스 컴 트루!

 

아직은 잎이 다 떨어지고 없는 나무 한 그루와 마른 가지들이 무성한 중정을 바라보면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구름은 그림같이 떠다니고, 그런 하늘이 다른 아트피스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의 큰 역할을 해주는 멋진 집에서 살고 있다. 위시리스트가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할 수 있겠다. 

 

혹시 집을 짓고 싶은 예비 건축주분이라면, 핀터레스트에서 골라가는 예시의 사진들을 골라가는 것만큼, 이 작업을 꼭 해보시라고 권유해보고 싶다. 반대로, 어떠한 일들을 하고 싶은지 적어 내려가다 보면, 어떤 레퍼런스들을 찾아야 할지도 생각하기가 쉬워진다. 그리고 적으면 적을수록, 나는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한눈으로 보이게 되어 건축가분들과도 이야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자부한다. 겉으로 보이는 집의 형태도 중요하지만, 결론적으론 그 집에서 무슨 행동들을 할 건지 생각해보길... 무조건 예쁜 게 최고야! 짜릿해! 하는 주의의 필자지만 집을 지으면서, 내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집에서만큼은 어찌 보면 예쁜 것도 좋고 짜릿하지만, 실용성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우리의 정신없고 뒤죽박죽인 리스트를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해준 건축사무소 팀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여기에서 나마 또 드리고 싶다. 저렇게 정리된 리스트를 가지고 건축사무소는 어떤 집을 그려줬는지는 다음화에 알려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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