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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집 주택살이/보통집짓기 (과정)

집짓기의 행적 ; 건축가/스튜디오 미팅 - 용감무식한 견학

by 귀밤토리 2020.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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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모든 스튜디오를 다녀와서 미팅을 했고, 다른 건축주들은 어떤 미팅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미팅들은 모두 다 재밌었다. 물론, 각각의 스타일로 일하는 분위기, 건축을 대하는 자세, 우리에 대한 태도는 모두 조금씩 달랐다. 포트폴리오를 보고 기대를 했지만 기대만큼 흥미로운 미팅을 하지 못한 스튜디오도 있었고, 기대는 높지 않았지만 우리의 흥미를 유도하는 곳들도 있었다. 

 

아니 그래서 결론적으론 어디랑 했냐고?! 

필자가 알아서 결정하면 되버리는 상황이 아닌 집 짓기의 형태였기 때문에, 꽤나 많은 우리만의 미팅을 했던 것 같다. 그 미팅의 베이스는 역시 각자 낸 스코어보드를 보고 이야기해보는 일이었다. 내가 만든 스코어보드의 랭킹은 지난번 포스팅을 참고해주길 바란다. 

2020/12/24 - [보통집 주택살이/보통 집짓기 (과정)] - 집 짓기의 행적 ; 건축가/스튜디오 미팅-스코어보드 (2)

 

집짓기의 행적 ; 건축가/스튜디오 미팅-스코어보드 (2)

첫 스튜디오와 첫 미팅을 잘 끝내고, 점수를 써놓을 스코어보드를 만들었었다.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2020/12/22 - [보통 집 주택살이/보통 집짓기 (과정)] - 집 짓기의 행적 ; 건축가/스튜디오 미

gweri.tistory.com

나와 구남친(현남편)의 의견은 일치시켰고, 언니의 스코어 보드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언니도 형부와 의견을 일치시킨 것 같았다. 

선택 안 할 것같은 곳은 점수도 안 주는 단호함...(참고로 나와 스튜디오 순서가 다르게 되어있으니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분명히 우리와는 다른 랭킹이었다. 점수도 달랐지만, 상위권(1위-3위)은 순위는 각각 다르지만, 같은 스튜디오를 꼽았다. 사실 나같은 경우는 견적을 일단 생각 안 하고, 순위를 매겼고 실질적으로 네고를 해야 할 사람은 형부였기 때문에 견적 부분에서도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쪽의 1위, 2위, 3위는 언니네의 각각 3위, 1위, 2위를 차지했다. 결국 큰 느낌은 다 비슷하게 받았던 것 같다. 물론 이게 주관적인 평가를 베이스로 하지만 결국 그날 직접 미팅을 하러 가서 분위기 같은 것도 다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았다. 서로가 쓴 스튜디오 각각의 코멘트들도 읽어봤었다. 그런데 언니네 코멘트 중에도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직접 지은 어느 곳을 가보고 싶다고? 

우리 모두위 상위권(1위~3위)은 어디와도 해도 다른 형태겠지만 재밌는 집들이 나오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마이너한 것들을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던 터라, 우리끼리의 미팅에서 참 많이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기보다는 아무래도 구슬르기위한 이야기들이었다. 많은 대화 끝에 2 스튜디오들을 추렸었다. 참으로 다른 느낌의 스튜디오 두 군데였다. 첫 번째로는 우리 쪽에서 1위로 고른 스튜디오 -- 창의성이 남달라 보였고 연륜이 더 있는 스튜디오였다.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계신 것들이 있었다. 단점으로 뽑자면 아무래도 그다음에 얘기할 스튜디오보다는 견적이 더 비쌀 거라는 얘기였다. 두 번째로는 언니네 쪽에서 1위로 고른 스튜디오 -- 이 곳은 의욕적인 면이 큰 점수를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거 경험이 어찌 보면, 첫 번째로 고른 스튜디오보다는 많았다. 물론 이 전에 뽑은 스튜디오보다는 견적적으로도 충분히 더 얘기할 수 있는 게 있었다. 두 스튜디오 모두 젊은 건축가님들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두 번째 스튜디오의 평균 연령이 낮았었다. 각각의 장단점이 너무 분명하고 두 군데 모두 매력적이었다. 미팅에서 이야기를 해도 의견이 잘 좁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언니의 메모에 써놨던 두 번째 스튜디오에서 직접 지은 곳을 가보자 라는 얘기가 나왔고, 우린 무식하게(?) 가보았다. 

 

사실 무식하게 가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곳이 위층엔 주거공간, 1층엔 상업공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레스토랑이었기 때문에 밥도 먹을 겸 가봤다. 밥을 맛있게 먹고, 건물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꼼꼼히 신경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마음에 들었었다. 그리고 더 무식하게 오너분에게 우리의 사정을 말씀드려보았다. 저희도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데, 같은 스튜디오를 고민 중이라서 찾아와 봤다. 그리고 정말 실례인 건 알지만 혹시 위에도 구경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사실 정말 가정집이면 이렇게 절대 물어보지는 않았겠지만 우리가 이렇게 무식하게 물어본 이유는 있었다. 가끔 에어비엔비에 방을 올리신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덕분에 구경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구경시켜주시면서 만족한다고, 추천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아직도 죄송하지만... 정말 무식해서 용감하게 해 볼 수 있던 짓(?)이었다고 생각한다. ) 확실히 외부와 내부까지 훑어보니 더욱더 안심이 되었다. 근데, 공평하진 않다는 생각이 들어 또 다른 무식 용감한 짓을 해보았다. 

 

다른 날, 첫번째로 고른 스튜디오에서 만든 주거공간도 가보기로.... 정말 무모했던 건 이 부분이었다. 처음 가본 1층 상업공간, 2층 주거공간이야 상업공간의 이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소로 찾아가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근데 이 건물은 주소도 모른다는 점... 도시만 알고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는 점이었다. 그저 꽤 특이한 외형의 집이라는 것과 도시 이름뿐이었다. 우리는 그 도시에 있는 주택이 모여있는 곳을 차를 타고, 걷기도 하며 둘러보았고... 마침내 찾았다! 물론 이 건물의 내부까지는 당연히 못들어갔었다. 여긴 그냥 통으로 정말 주거공간이었기 때문에... 외부만 둘러보았다. 다른 주택들 사이에서 분명히 무언가 비범함을 뽐내는 듯한 자태... 벽돌로 지은 건물이었지만 다른 벽돌집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 속으로 '정말 변태 같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필자는 이미 이 스튜디오의 변태스러움(???)에 이미 빠져있는 상태였다.) 곡선처리를 한 부분이나, 겉에서 보는 마감 부분이 옆에 즐비한 집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미팅을 가장한 먹부림... 

 

그리고 우리는 미팅을 열심히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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