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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집 주택살이/보통집짓기 (과정)

집짓기의 행적 ; 제안서 보내기 (a.k.a 러브콜)

by 귀밤토리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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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나름의 첫인상 점수를 O, X로 낸 후 했던 건 러브콜 보내기다. 우리의 땅과 나름의 드림 하우스들 플랜들이 있는데 이야기 좀 들어줄래?라고 보내는 연락이었다. 디자인일을 해왔고, 프리랜싱을 해 오는 나지만 반대로 러브콜을 보내는 입장이 되어보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다. 

출처 : pexels.com/@mccutcheon

물론, 돈이 많고 원하는 게 많았으면 아무 문제없이 원하는 곳과 계약할 수 있었겠지만 우리에겐 하고 싶은 건 많았지만 그만큼의 돈은 뒷받침되어주지 못했던지라 어떻게 러브콜을 보낼지 고민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집 짓기에 아는 게 없었다. 형부는 회사(공장) 건물, 기숙사 건물을 짓는 과정에 있었다고 하지만, 그건 결국 본인이 사는 건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주택에 살아본 경험이 또 네 명에게는 짧다면 짧게, 길다면 길게 각자 있었기 때문에 원하는 것도 너무나도 다르고 취향도 비슷한 듯 굉장히 달랐다. 이러한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싶은데, 마흔 스튜디오가 넘는 곳을 일일이 만나서 다 얘기를 할 수도 없어서 난감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니, 내가 디자이너 프리랜서로서 받고 싶은 제안서를 떠올려보니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프리랜서들은 알겠지만 기상천외한 제안서들부터 뭐 어쩌라는 거야? 싶은 제안서들까지 다양하게 받아 볼 것이다. 그런 제안서들 사이에서 아니 이런 건 왜 안 알려주는 거야 싶은 제안서들은 나부터도 꺼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일 해보고 싶은 제안서들은 대부분 그랬다. 주제가 뚜렷했고 디테일들이 있었다. 그 디테일들이 장황하지 않아도 감이 오도록 쓰여있거나, 내 흥미를 끌었었다. 흥미를 끌지 않는 제안서는 더 이상의 질문을 하고 싶지도 않게 됐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읽어보고 싶은, 더 알아보고 싶은 제안서에 대해서... 

 

제안서는 약 25장 정도 되는 간략한(???) 제안서였다. 그 제안서는 구글 슬라이드로 언니네 집 / 우리 집이 원하는 점과 사이트(땅)에 대한 소개와 우리에 대한 간단한 소개들이었다. 물론, 처음엔 말도 안 되게 길고 지루한 제안서였다. 우리 넷(언니, 형부, 나 그리고 당시 남자 친구)은 나름 젊은 건축주들이었기 때문에 (내가 이십 대 후반으로 제일 젊었고, 다들 서른 중반이었다.) 우리의 욕구를 재밌게 풀어내고 싶었다. 건축의 '건'자도 모른 채로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다 적어갔다. 무식하면 용감하니까 하고 싶은 거 다 적으라는 말에 정말 별에 별거를 다 적었던 것 같다. 

 

그런 제안서들을 4명이서 만들고 하나로 정리해서 만들고, 44여곳의 스튜디오들에 모두 이메일을 제안서와 함께 보냈다. 아래 이메일에서 '자세한 이야기는 [링크]에서 확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에 들어간 링크가 우리의 제안서였다. 이메일은 2018년 7월 18일에 보냈었다. 

이메일 내용 ; 숨은 참조로 보내려다가 괜히 쫄려서 스튜디오 하나하나 복붙으로 붙여서 보냈다. 

우리의 말도 안되는 것만 같던 제안서를 보고 답장은 11팀정도가 왔다. 그것도 꽤 빠르게.. 

 

그 말도 안되는 것 같던 제안서는 이 곳에서 확인하세요.  

(제안서 전에 과정인 브레인스토밍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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