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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집 주택살이/보통집짓기 (과정)

집짓기의 행적 ; 건축사 리스트업

by 귀밤토리 2020.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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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남편과는 연애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우리는 집에 관심이 많았다.

아파트 말고, 주택.

 

연애 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제가 제주도에서 같이 살자고 하면 살 수 있어요?'라고 물어봤던 남편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때는 남자 친구였지만... 속으로는 이 사람 이상한 사람인가 하고 했지만, 그때 내 대답은.. '살.. 수야 있겠죠? 근데 왜요?'라는 답변이었다.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했었다. 내 대답 질문(?)에 남편은 어렸을 적 살았던 집 얘기를 해주었다. 좋은 기억이 많았다고... '근데 왜 제주도예요?'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자, 제주에서 몇 달간 살았던 적도 있고, 여러 번 가봤지만 갈 때마다 좋은 느낌이 들어 나중에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한다. (물론, 개발자이기 때문에 행복 회로로 ㅋㅋㅇ에 들어가고 싶었던 생각도 은근히 없진 않았던 것 같았다ㅋㅋㅋㅋ) 

 

물론 이 사람이랑 어떻게 될 줄 알고 대답했던 건 아니었지만, 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던 나는 아파트 생활에 답답한 걸 이미 많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다. 미국에선 주택 생활을 많이 했고, 그 기억이 나에게도 또한 재밌었기 때문이다. 

 

+사귀고 얼마지나지 않아 제주도로 여행을 갔었고 그 이후로도 우리는 제주도를 참 많이 다녀왔었다. 물론 그때마다 색다르고 좋은 제주였다. 그도 그런 제주 때문에 제주도에 살고 싶어 했었나 보다. 

 

 

그렇게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집을 짓기로 했다. 제주는 아니지만 여주에...?

 

생각보다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시작된 기회는 형부의 제안이었다. 형부가 집을 지을 예정인데 너희도 짓지 않겠니? 정도의 제안이었다. 일단, 이 사람과의 관계가 무조건 [결혼]이라고 결론 나지 않은 나에게 갑자기 더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당시 남친(現남편)에게 말하기 전 형부한테 상황을 설명을 들었고, 고민하다가 일단 얘기를 했다. 이번에는 역으로 내가 여주에 집 짓자고 하면 같이 살 수 있냐고 물었고 그렇게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집 짓기에 발을 들여놓았었다. 

 

직접 가서 어디에 지을지, 우리 둘 다 운전하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였는지 확인했다. (남편은 본가가 수원, 나는 분당이었고 남편의 전 직장은 판교였다. 그때 당시엔 개발일이 아닌 음식점을 수원에서 했었더랬다. 그 음식점을 계속할지 안 할지는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개발일을 하더라도 판교로 돌아갈 것을 예상했었다.) 보통, 여주라고 하면 시골이라 엄청 멀다고만 생각하는데 우리 집이 지어진 땅의 위치가 고속도로에서 나와서 1분도 안 걸리는 위치라서 생각보다 괜찮았다. 안 막히면 분당, 판교까지 35분 막히면 1시간 정도였다.) 

 

땅을 보니 뭔진 모르지만 뭐라도 될 것 같은 위치였다. 뒤쪽으로는 산이 둘러싸여 있고 앞 도로는 왕복 2차선이지만 확장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던 것 같다. (현재도 확장은 된 상태는 아니지만) 그리고 형부에게 그러겠다고 하자 내게 미션이 주어졌다.

 

건축사들 리스트업하기....

 

???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요??? 당황했지만 나는 또 나름 정보를 잘 찾기 때문에 열심히 45개의 건축가/스튜디오를 리스트업 했다. 장단점, 특징, 웹, 우리가 참고하면 좋을 만한 프로젝트, 연락처까지 다 쫙... (그땐 내가 미쳤었죠...)  정리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생각보다 우리나라에 멋진 건축물을 만들어 내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 해외까지 잘 나가시는 분들도 많아서 놀랐었고 또 젊은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는 점... 여러 스튜디오나 건축가님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느낀 점은, 왜 이렇게 최근의 프로젝트들이 많이 없지? 였다. (이 이유는 집 지으면서 알게 됐다.) 

 

+리스트업 할 때는 네이버 검색보다는 구글 검색과 지인의 추천(언니&형부 주변에 집을 지었거나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더 추가했다.)으로 리스트를 꾸렸다. 네이버 검색에 상위에 걸리는 건설사들은 뭔가 장사꾼(?)들이 많은 느낌이었던 것 같다. 

 

 

C, D, E, F 부분은 각자(언니, 형부, 나 & 남편)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미팅하고 싶은 곳은 O, 아닌 곳은 X로 표시했다. 

특히 노란색으로 표시를 해놨다는 곳은 다른 사람이 X를 치더라도 꼭 얘기해보고 싶은 곳들을 하이라이트로 쳐놨었다. 한마디로 포트폴리오 첫인상 슈퍼 패스권. 그리고 모두가 X가 나온 곳 빼고(저 많은 곳 중 1군데) 이메일을 보내기로 했다.

 

그 이메일은...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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