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가 범람하는 이 세상에서 글의 포멧으로 전달되는 컨텐츠들을 얘기해보려 한다. 티스토리에 열심히 블로그를 해보자 하고 열심히 글을 썼다. 그런 나의 하루의 일과 중 마지막은, 남편한테 내 티스토리의 새 글들을 읽어보라고 권유하기 (협박하기에 가까운 것 같지만..)였다. 그런데 그저께 밤에 남편과 한 얘기가 머리 속에 맴돈다. 아니 근데 요새 텍스트를 읽나? 글도, 사진도 아닌 동영상보지 않나..? 라는 말... 물론 나의 사기를 꺾으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사기가 꺾였다.
생각해보니, 나도 그런 것... 책과 글보다는 영상이 재밌고 쉬운 시대... 그런 시대가 온 것이다. 긴 글이 올라오면, 제일 아래에 세줄 요약한 것 부터 찾게 되는 시대... 종이 신문이 어색해지고, 온라인으로 올라오는 기사들조차 읽기 귀찮아서 요약 정리와 사진이 나와있는 카드뉴스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시대... 물론 영상은 잘못한게 없다. 아무래도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고, 소리까지 들리는 영상이 글의 자리를 대신한 것이겠지.. 나도 하루 종일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켜고 작업을 하곤 한다. 작업을 하지 않는, 요리하는 시간, 밥 먹는 시간에도 영상을 틀어놓고 할 일을 하곤 한다. 할 일이 없을때는 어떻게 하냐고... 책은 거의 읽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어렸을 때 부터도, 잡지책과 그림이 많은 책들을 선호 했던 나였다. 지금도 책에 대한 선호도는 한결같다. 글보다는 사진과 그림이 많은 작가의 화집이나 소위 말하는 coffee table books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내가 글을 쓰고 있다. 대단한 어체의 말투도 아니고, 주제도 뚜렷하지 않은 잡다한 글들을 써내려 간다.
어렸을 때는 선생님이 쓰라고 해서 쓴 일기들을 모아둔 일기장 꾸러미가 있다. (내가 일기를 쓰기 싫어서 얼마나 꾀를 부렸는지 몇몇 일기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일기는 다음에 더 공개해보기로 하고...) 그 꾸러미들은 지금봐도 재밌다. 내용도 별거 없지만 왜 이런 내용을 썼을까 하는 부분도 많다. 의무감에 썼으니 이럴테지 싶은 일기들...
귀여운 맛이라도 있는, 자필로 써내려간 내 어렸을 적 일기도 아닌 키보드로 타닥타닥 써내려간 이런 내 글을 과연 누가 읽을까..? 과연 한글자 한글자 읽는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 의문이 든다. 그들에게 과연 내 글이 재밌고 흥미롭게 느껴질까? 하는 생각도 든다.
비록, 휙휙 바뀌어 버리고, 좋은 음악도 깔리고, 자막도 알차게 깔리는 영상보다는 재미는 없겠지만 글로 된 컨텐츠도 조금 더 사랑받길 바란다. 아니 사랑을 못 받아도 좋다. 미래의 내가 어렸을 적 일기를 읽고 있듯이, 가볍게 읽혀지길 바란다. 그게 내가 됐든, 다른 사람들이 됐든.
그래서 남편, 읽고 있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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