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지난 결혼식이지만, 아직도 생각만 하면 황홀했던 결혼식이었던 저의 결혼식 ㅋㅋㅋ친구들, 지인들이 많이 칭찬해줬던 결혼식이라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모든 결혼식이 다 특별하고 기억에 남겠지만 본인의 결혼식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나는게 당연하겠죠? ㅋㅋㅋ
그래도 또 추억해보자면, 플래너가 없이 발품 팔아가며 했던 결혼식이지만, 날씨며 분위기며 베뉴며 음식이며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저와 남편만의 결혼식이어서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야외 결혼식을 꼭 해야되겠다며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날마다 다가올때마다 날씨를 체크하며 그 전날까지 맘 졸이던게 생각이 나네요. (사실 제가 했던 베뉴는, 다행히도 비가 오거나 하면 실내로 버진로드를 설치 해줄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답니다. 그게 맘에 들어서 계약하기도 했었지만 ㅋㅋ)
저는 그래픽 디자인일을 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색감도 정하고, 제가 직접 청첩장을 만들고 (남편이 개발자여서 모바일 청첩장도 만들고) 영상도 제작하면서 정신없이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남편이나 저나 음악을 좋아라는 하지만, 음향 관련해서는 아는게 없어서 음악 준비할때는 당황 스러웠어요.
그래도 다행인건, 베뉴측에서 노래 추천 리스트와 골라야 하는 곡의 종류들을 리스트로 보내주셨었어요. 베뉴에서 잘 사용하는 추천 음악들 중에서 골라도 됐고 저희가 원하는 건 음원을 받아서 같이 보내드렸었답니다. 베뉴에서 추천해준 음악들은 각각의 종류당 한두곡씩 있었는데, 3곡 빼고는 모두 저희가 쓰고 싶은 음원으로 대체했어요. 그 리스트는 안타깝게 찾을 수 없었지만 저희가 최종으로 만든 음악 리스트들이 예식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하고 몇자 적어봅니다.
혼주 입장곡
혼주 입장곡은 '꽃바람 부는 길' 이라는 곡으로 성균관 스캔들 OST었다고 하네요. 사실 성균관 스캔들을 보지 못해서 ㅋㅋ 잘 모르지만 다른 결혼식에서도 몇번 들었던 것 같았어요. 근데 뭔가, 어머님들 걸어 나오실때, 두분의 모습들과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정했어요. 이 곡은 베뉴에서 추천해준 곡이었어요. (베뉴에서 추천해줬던 노래 중 하나에요.)
화촉 점화곡 / 샌드 믹싱(?)곡
화촉 점화곡은 'Misty'라는 곡으로 원래 1954년 Erroll Garner가 기악곡으로 작곡한 잘 알려진 재즈노래입니다. 가사는 나중에 Johnny Burke가 썼고 이 노래는 Johnny Mathis, Ella Fitzgerald, Sarah Vaughan, Frank Sinatra를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가 커버했고 2012년에 영화 'Silver Linings Playbook'에서도 나왔다고 하네요. 사실 저희는 화촉 점화를 하지는 않았고, 야외에서 두가지의 색모래를 섞는 걸로 대체 했거든요. 사실 제가 썼던 곡은 https://www.youtube.com/watch?v=rPOlakkBlj8 이 곡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사가 없는 피아노 버젼인 걸 더 추천해서 아래 링크는 피아노 솔로로 추천합니다. (베뉴에서 추천해줬던 노래 중 하나에요.)
신랑 입장곡
신랑 입장곡은 저와 남편이 같이 영화관에서 보고 나오면서 몇달간 계속 흥얼 거렸던 Redbone - Come and Get Your Love입니다. ㅋㅋ 남편이 입장할 땐 가볍고 경쾌한 노래였으면 좋겠기도 하고, 추억이 있는 노래기도 해서 정했어요.
아래 영상보면 그날 날씨가 얼마나 좋았는지 ㅋㅋ 보이실거에요.
신부 입장곡
제가 이 노래를 퇴장곡으로 할까 하다가, 아빠와 제가 같이 입장하는 신부 입장곡으로 썼었어요. (퇴장곡의 선택과 이유는 아래에 또 나오겠지만..) 장밋빛 인생으로 알려진 'La Vie En Rose'로 정했어요. 많은 버젼이 있었지만, 루이 암스트롱 버젼으로 골랐어요.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La Vie En Rose 커버 곡은 Daniela Andrade라는 가수가 커버한 이 버젼입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3Ba_WoSZXvw ] 근데 뭔가 입장할때 틀기엔 너무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라, 루이 암스트롱의 커버 버젼으로 골랐는데 아직도 이 노래가 울려퍼지던 순간이 기억에 남네요. 버진 로드에 흩뿌려져있던 장미꽃잎들때문에 더욱 더 이 노래를 하길 잘했다 싶었어요.
버진로드가 꽤 긴 편이었는데도 아빠의 성큼성큼 걸어가시는 보폭을 맞추느라 정작 입장하는 시간은 짧아서 아쉬웠어요. 아빠한테 걸어 들어가기전에 제발 천천히 제발!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아빠도 나름 천천히 걸어주신거였다는...^^;
혼인 서약곡
혼인 서약곡에서는 잔잔하게 계속 깔려있을 노래를 선택해야 했고, 노래 가사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노래면 좋겠다고 해서 고른 노래... 아델Adele - Make you feel my love 입니다. 아래 곡으로 플레이를 했고, 혹시 가사를 한국어로 보시고 싶은 분들을 위해 바로 아래 한글 가사까지 있는 영상을 추가로 첨부해요. (사실 서약을 하느라 정작 아델의 목소리는 잘 안 들렸겠지만, 멜로디도 좋아서 후회 없는 곡이에요)
가사 번역된게 궁금하시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해보세요.
부모님 및 내빈 인사곡
사실 부모님 및 내빈 인사곡을 언제 틀었지 싶은 곡이긴 한데;; 인사할때 틀었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기억이 진짜 안나네요. 골랐던 노래는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나온 About Time Theme - Nick Laird-Clowes' 라는 곡이에요. 이 노래는 왜 이렇게 기억이 잘 안나지 했더니, 제가 고른 곡이 아닌 베뉴에서 추천한 곡이었어요. (확실히 직접 고른 곡이 아니면 기억에 잘 안남는 것 같아요.)
퇴장곡
퇴장곡에서 일반적인 멘델스 존의 결혼행진곡은 또 하고 싫었던 취향 독특한 신부... ㅋㅋㅋㅋ정말 정말 제가 하고 싶었던 노래 중에 하나였던 곡으로 결정. 'Sugar and the Hi-Lows - I've Got You Covered'라는 곡이에요. 많은 분들이 모르는 곡일텐데 제가 참 좋아하는 노래에요.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La Vie En Rose를 퇴장곡으로 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 곡을 퇴장곡으로 쓰고 싶어서 La Vie En Rose가 오히려 신부 입장곡이 되었었다는... 노래 분위기를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뭔가 노래가 '샤프(Sharp) - 연극이 끝난 후'의 묘한 느낌도 있고, 가사도 너무 좋아요. 제목 그대로 내가 널 도울 테니(뭐든 할테니) 걱정하지 마!라는 가사들도 좋고요. 뭔가 마무리 되는 분위기가 있어서 이걸 꼭 퇴장곡으로 하고 싶었답니다.
케이크 커팅 및 건배 제의 곡
케이크 커팅하면서는 뭔가 달달한 느낌의 노래를 선택하고 싶지만 또 너무 달달한 건 싫어(?)서 ㅋㅋㅋ 고른 'Carpenters-Close to you'입니다. 가사도 찰떡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고르길 잘한 것 같아요.
덕담 및 축사
저희는 주례 없는 웨딩이었고, 아빠가 ㅋㅋ 사장님이시라; 여러 명 앞에서 얘기하는 것에 거리낌 없으시기도 하고, 실제로 말씀도 잘하는 편이시기도 해서 아빠가 덕담과 축사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아빠와 어울리는 노래로 골라봤어요. 노래는 'Frank Sinatra - Nice 'n' Easy'입니다.
반지 교환
반지 교환할때도 흘러 나왔으면 좋겠다는 노래가 있었는데 마이클 부블레에 노래였어요. 'Michael Bublé - You And I' 이 또한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가사까지 고려해서 골랐던 노래에요.
축가?
축가는 ㅋㅋ 많은 분들이 고민을 정말 많이 하실테지만, 저는 예전부터 지금의 남편한테 꼭 직접 불러달라고 했어서 남편이 불러줬답니다. 영상은 아직도 잘 갖고 있어서,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몇번 보면서 웃었네요. ㅋㅋㅋ 남편이 불렀던 노래는 '폴킴( Paul Kim) - 모든 날, 모든 순간 [키스 먼저 할까요?` OST]' 였어요. ㅋㅋ 영상을 올리고 싶지만, 남편을 위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참도록 하겠습니다.
주의할 점?
주의할 점은 본인이 고른 음원이면 꼭 다운 받아서 한번에 이어서 다 연결해서 들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음원마다 음량이 다르게 되어잇어서, 음량이 어느 한곡만 튀지 않는지 직접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음량 체크해주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음원 중에 한 음원이 유난히 크게 되어있다거나 그러면 재생 될 때 음량때문에 다들 놀랄 수 도 있으니까요.
왜 또 다 한번에 이어서 연결해서 주욱 다 들어보는 걸 추천하냐면, 전체적인 느낌을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전체적인 분위기에 쌩뚱맞은 곡들이 한곡씩 들어가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결혼식장 베뉴에 노래를 넘길때, 리스트를 적어서 보내고 첨부파일도 번호로 매기고 제목까지 제대로 적어서 보냈어요. 헷갈리지 않게 ! 꼼꼼히 확인 하시고 베뉴에 넘기시길 바랍니다 :)
결혼식 얘기를 자주는 아니지만 ㅋㅋ 쓸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서 기분이 좋네요. 궁금한게 있으면, 댓글로 물어봐주세요. 행복한 결혼식 준비 잘 하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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