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참 '쑥설기'를 먹고

정말이지 요새 나이가 정말 들었나 싶은 게, 제가 쑥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새 너무 당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떡은 백설기나 무지개 떡류는 잘 먹는데, 쑥이 들어간 게 옛날엔 진짜 안 당겼는데, 일주일 전부터 미치게 떠올랐습니다. 근데, 마침 제가 팔로우하고 있는 제 어렸을 적 우상이자, 캐릭터 디자이너이자, 떡집 아줌마로 일을 하시는 비비 천사님이 쑥설기 공구를 하신다고 해서 바로 공구를 했습니다. 제 돈 제산으로 산 쑥설기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월요일 밤에 시켰는데 오늘(수요일) 왔습니다. 신나 신나 ~~ 스티로폼에 잘 싸 보내 주셨습니다. 걱정해서, 스티로폼 안에 비닐봉지를 한 겹 더 싸주셨지만 사실 저는 비닐봉지 없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HOXY, 나중에 공구할 때 플라스틱 최소화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일일참 '쑥설기'

약간 더 살까 싶었지만 그래도 먹어보고 결정하자 싶었는데, 20개로 샀습니다. 30개 세트도 있었는데, 맛있으면 다음에 사 먹을라고 합니다. 

일일참 '쑥설기'

비닐에 이렇게 들어가 있었습니다. 일일 참 로고가 단아하게 그려진 게 깔끔하고 좋습니다. (패키징 디자인 평가 맨날 하는 편...) 

일일참 '쑥설기'

일일참 '쑥설기'

 

날이 추워서 일부러 얼려 보내 주시지 않았는데, 그게 오히려 좋았습니다. 오늘 너무 추웠지만 얼어버리지는 않았습니다. 받으셨을 때 살짝 굳은 느낌은 정상이고, 받는 즉시 냉동보관을 하라고 권유해주셨습니다. 하나 빼고 바로 냉동실로 직행했습니다. 

 

일일참 '쑥설기'

크기는 약6.5 X 6.5 X 3 cm로 개당 약 100g 내외라고 합니다. 

일일참 '쑥설기'

손으로 잡으면 이런 크기입니다. 사실 조금 작은가? 싶긴 했는데, 먹어보니 딱 알맞은 크기였습니다. 정말로 제가 먹고 싶었던 쑥이 듬뿍 들어서 하얀색이 거의 안 보이는 이런 색감을 원했습니다. 다른 곳에서 먼저 먹어보고, 가끔가끔 생각났었는데 딱 생각났을 때 인스타그램에서 피드 보고 공구하신다고 해서 너무 기뻤습니다. 

일일참 '쑥설기'

냉동된 설기는 "비닐을 살짝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1분~1분 20초 데워 먹는 게 제일 좋다고 하셨지만..... 너무 기뻐서 뜯지도 않고 30초 돌렸습니다. (얼지 않은 상태여서 30초가 적당했습니다.) 바로 만든 설기처럼 따끈했습니다. 일일 참 포장재질은 pp/pe로 되어있어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일참 '쑥설기'

따끈해진 쑥설기를 한 번 맛보겠습니다. 

일일참 '쑥설기'

으아닛! 쑥이 이렇게나 많이 들었다니 정말 행복합니다. 근데, 돌리자마자 꺼내니까 제가 생각한 그 포슬포슬한 느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만?! 

일일참 '쑥설기'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딱 반으로 가르니, 포슬포슬한 결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이 맛에 설기류 먹죠. 아까 저녁 대신으로 먹었는데 리뷰 쓰면서 지금 새벽에 보니 또 먹고 싶네요. 

일일참 '쑥설기'

쑥이 진짜 많이 들어간 게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달달하고 쑥향도 많이 나고 좋았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에 먹어본 쑥설기는 쑥의 비율이 너무 많아서, 쑥을 그냥 생으로 씹어먹는 느낌이라 약간 부담스러웠는데 일일 참 쑥설기가 제 취향이에요. 개인적으로 최고의 발란스입니다. 쑥이 너무 안 들어가서 쑥향이 아예 안나는 것도 아니고, 너무 들어가서 쑥 씹어 먹는 느낌이 드는 것도 아니고, 제가 원하던 그 발란스입니다. 

일일참 '쑥설기'

 

마지막 남았을 때까지, 놓치고 싶지 않아서 다 주워 먹었습니다. 쑥은 워낙에 몸에 좋은 건 많이 들으셨으니까 아실 테고, 이거 하나로 저녁 한 끼 해결하기 좋아서 추천이에요. 남자분이어도 이 떡 하나가 아쉬우시다면, 우유나 두유 한잔이랑 곁들여 드시면, 아침이나 저녁으로 딱 좋을 것 같은 식사대용이라서 좋았습니다. 

일일참 '쑥설기'

사실, 제가 정말 어렸을 때 좋아했던 bibi1004님의 떡을 제가 먹고 리뷰를 쓰는 것도 참 신기합니다. 제가 어렸을 적부터, 웹디자인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저의 아이돌 같은 분인데, 비비 점빵에 업데이트를 안 하셔도 제가 꾸준히 갔었는데 아예 비비 점빵이 없어지고 약간 서러웠거든요. 비비님의 캐릭터들을 정말 좋아하고, 똥 쿠션(똥에 귀여운 날개 달린 쿠션)도 제가 샀었습니다. 그런 비비님의 비비 점빵은 저의 어린 시절 안식처이고, 추억거리였는데... 그래서 문득 또 생각나서 인스타를 찾고도 팬심으로만 팔로우를 하고 있다가 제가 좋아하는 떡을 올려주셔서 바로 공구까지 해봤습니다.  (아니 쑥설기 먹는데 왜 갑자기 추억팔이 하는 거죠?;;) 

 

근데 떡도 이렇게 맛있으니, 괜히 기분도 좋아지고 SNS의 대단함도 느끼면서 약간 묘한 마음으로 리뷰를 썼거든요. 저는 여주에 집을 짓고 이사 오게 된 지 반년을 막 지나가고 있지만, 마침 또 최근에 여주에 건물주(?)가 되셨다고 하니까 더욱더 반가웠습니다. 사실 쑥설기 리뷰라고 쓰고 제 추억 리뷰 같은 느낌입니다만, 남은 19개의 떡도 다 먹으면, 다른 떡도 구매해보고 싶습니다. 제 돈으로 비비 천사님의 굿즈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아무튼 비비님의 똥 쿠션 이후에, 쑥설기를 다 사보네요. 

 

이제부터 저녁은 자주자주 쑥설기로 대신해서 먹어볼 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