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쯤, 보드게임 지옥을 겪었습니다. 거의 새벽 다섯 시까지 여러 게임을 즐기고 그것도 모자라, 그다음 날 까지도 계속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그 여러 게임 중에서도 한 가지 게임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어서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제 블로그 글 중에 보드게임 리뷰를 처음 쓰게 한 게임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번 레이트입니다. 근데 그땐, 구판을 했었습니다. 꽤나 오래된 버전이어서 신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혹시, 구판을 비교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2021/01/09 - [취향관/취향의 것] - 보드게임 '번 레이트' 리뷰
보드엠에서 신판 기념으로 할인 행사를 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끝난 것 같습니다만, 2만 원이 넘어가는 정가인걸 만원대로 살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사실 할인 행사가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고민하다가, 구매를 했습니다.
카드 자체는 구판보다는 살짝 커진 느낌이라 아쉬웠습니다. 조금 더 커지고, 가격이 높아진 게 아쉽지만 그래도 추가된 기능(?) 들이 많아서 기대해보고 사봤습니다. 2020 신판에는 쓸모없는 프로젝트 카드의 그림과 내용이 새롭게 바뀌었으며, 2002년 버전의 쓸모없는 프로젝트 카드 10장이 추가로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본금 기록지 1부(떡메모지로 구성)가 추가된 게 특이했습니다.
박스의 가로 세로 길이도 커졌지만, 두께도 조금 더 두꺼워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게 커지면서 휴대성이 조금 어려워졌다는 게 아쉽습니다. 8세 이상이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하고, 2명에서 4명이 가능하고, 30분 정도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4명 이상이 플레이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명확합니다. 본인의 회사에 좋은 직원들을 불러드려 다른 사람의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게임입니다. 효율적인 경영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게 목적이라기보단 길게 최대한 버티는 게 목적인 게임입니다.
박스를 열어보니, 한 눈에 바뀐 게 모입니다.
2002년 닷컴기업 붐을 테마로 발매된 게임으로, 당시에는 쓸모없다고 생각한 발상들이 지금은 실제로 구현되었거나, 심지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판에서 새로운 쓸모없는 프로젝트 덱이 업데이트됐습니다.
카드들의 전반적으로 바뀐 점은, 전체적인 한글화가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구판에는 사람들 이름과, 팀 이름도 영어로 적혀 있었습니다만 신판에선 모든 한글화를 진행했습니다. 또 크게 달라진 것은 부등호로 표시 되는 거였습니다. 물론, 보기에는 더 좋아 보일 수 있고 편할 수도 있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보면 구판의 번호가 다 적혀 있던 게 개인적으론 훨씬 좋았습니다. 왜냐면, 부등호를 보고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판에는 없었던, 자본금 기록지가 떡 메모지로 나왔습니다. 이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차라리 이게 빠지고 가격이 조금 더 싸졌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름을 각각 쓰고 100에서 부터 번 레이트가 떨어지는 것을 적는 건 좋긴 한데, 구판을 플레이하면서도 그냥 일반적인 종이에 써가면서 했었어서 그런지 굳이 이 종이가 이렇게나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플레이하면서는 또 막상 잘 쓰고 있긴 하지만...)
뒷장의 디자인도 바꼈습니다. 파란색과 회색과 자주색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회색이 잘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조금 해봅니다. 파란색은 경영 카드로 102장이고, 회색은 프리랜서 카드 15장, 자주색은 직원 카드 4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왜 상자에 쓰인 빨간색은 뒤에 안쓰였는지 좀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차라리 인사팀에 쓰이는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화살표는 그대로 노란색이고, 프리랜서 카드는 초록색, 인사팀은 빨간색, 경영 카드는 파란색이었으면 차라리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를 쓰면 안 좋다는 걸 회색으로 나타낸 것 같은데, 뭔가 이 덱만 동동 뜨게 느껴집니다.
카드 자체가 더 도톰해진 것은 칭찬합니다. 전반적을로 카드의 퀄리티는 더 좋아진 게 느껴집니다.
쓸모없는 프로젝트로 구판에 안 보이던 것들이 꽤 신선했습니다. 특히 홀로그램 가발...
플레이를 하면서 보니 다 한글로 바꾸다보니 더 깔끔한 것 같습니다. 카드 자체의 디자인이 많이 바뀐 것은 별로 없고, 더 많은 쓸모없는 프로젝트들이 생긴 점이 제일 크게 바뀐점일라고 하고 싶습니다.
+처음엔 남편과 둘만 플레이를 해봤을때 느꼈던 점은 둘이 플레이하기에는 쓸모없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둘이 했을 때는 아직도 구판을 찾아서 하게 됩니다.
이 보드게임을 구매하시려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보드게임 자체는 추천하고 싶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크지 않은 카드게임인데 2만원이 넘는 정가가 아쉽게 느껴집니다. 구성품이 카드가 다 이긴 하지만, 2만 원이라니... 차라리, 자본금 기록지가 없고 2만 원 미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비록 카드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꽤 재밌는 경영(?) 게임이라고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특히 요새 IT기업을 다니는 분들이라면 현실과 비슷한 상황들에 실소가 터져 나올 거라고 자부합니다. (개발자 남편이 처음 번 레이트를 플레이하면서도 웃퍼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배우기도 쉬워서 보드게임 초보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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