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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집 주택살이/보통집의 호치민 살이

베트남 호치민 2군 타오디엔 한국 어린이집과 국제학교 유치원 투어 후 비교와 느낀점 (ELIS, 아이꿈유치원, 오로라 Aurora, 몬테소리 Montessori)

by 귀밤토리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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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받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걱정은 솔직히 남편의 커리어보다 아이의 보육과 교육이었다. 우리는 한국 시골마을에 집을 짓고 살았고, 다행히 집 근처에 새로 생긴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잘 적응해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며 다녔다. 덕분에 나도 안정적으로 내 일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해외라니…

필자는 미국에서 오래 생활해 영어 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아이에게 따로 영어 교육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 3세 유아와 해외 생활을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하지만 또 긍정적인 편이라, 유아기에 외국에서 생활하는 경험이 아이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유학생활은 남들이 봤을땐 실패라고 볼 지 몰라도, 내게는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밑거름이었기 때문에,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하지만 본인은 어릴때 간 케이스도 아니어서, 어린 나이에 다른 언어에 노출이 되는 아이가 걱정이 됐던 건 사실.) 

 

어차피 가게 됐으니 앞으로 살게 될 동네 주변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후기를 맘카페로 뒤적이며 찾아봤다. (남편이 가입해보라는 '베맘모'에는 꽤 많은 정보들이 오갔다. 궁금하다면 미리 가입신청을 하길 바란다. 가입신청한지 몇주가 지나서야 신청이 받아졌기 때문... 신청을 자주 업데이트 해주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가입신청 추천.) 모든 아이들의 성격마다, 언어 능력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걱정한 건, 한국어가 모국어인 아이가 잘 적응 할 수 있을 만한 곳이었으면 좋겠고, 아이가 재밌게 뛰어 놀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비교하기 전에 우리 아이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신체와 언어는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씩 빨랐다. 언어는 다른 어머님들이 부러워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당연히 한국어 한정이었다. 영어에 노출된 경우는 그림책 중에 영어책을 읽게 되면 간단히 읽어주는 정도였다. 따로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진 않았다. 그림책 중에서도 몇몇 영어 그림책은 재밌는지 여러번 읽었었는데 색깔로 된 그림책. 그래서인지 몇가지 색은 영어로 말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 선생님께서는 대근육 소근육 발달도 잘 되어있는 편이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소근육보다는 대근육이 많이 발달 한 것 같았다. 에너지와 체력이 좋은 편... 그래서 나는 잘 뛰어놀 수 있는 기관이 필요했다. 또 정말 활발한 파워E성격을 가진 아이라 친구들을 좋아해서 같이 노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2군에는 정말 많은 기관이 있지만, 타오디엔에 살 예정이라 타오디엔 쪽에서 어린이집을 4군데 투어했다. 사실 더 많이 볼 수도 있었지만, 4곳을 비교해보니 마음에 드는 곳이 있어서 그곳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4군데 비교해본 곳들 중 내가 느낀 점을 몇가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각각 캠퍼스의 사진들을 올리고 싶었지만, 홈페이지 사진으로 대체해본다. 


1. ELIS Kindergarten 

많이 검색을 해보고 한국에서 검색만으로 이 곳을 그냥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어찌보면 무모하기도 한 생각이었다;) 엘리스는 2024년 4월 1일에 개원했다. 유치원은 한국의 대표 교육 기업인 대교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국의 누리과정을 따르며 46년간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한다고 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Kidsnote 앱을 활용하여 아이들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점이었다. 키즈노트를 이용해 본 엄마들이라면 이 앱이 얼마나 감사하고 유용한 앱인지 알 것이다. 게다가 업데이트를 자주 해준다고 했다. 또 한국인 친구들이 다른 유치원 보다 많은 듯 보였다. 아무래도 한국 대표 기관에서 설립한 것이다보니 한국분들이 믿고 맡기시는 분들이 많은 듯 보였다. 상담해주실때도 한국어로 상담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상담을 갔을때도 친절히 알려주셨다. 학비는 한국어린이집보다는 조금 높고, 국제학교보다는 낮았다. 한국어가 익숙한 아이에게는 적합한 옵션처럼 보였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한국인 상담 선생님께서 적응 전에 크게 도움을 주신 듯 했다. 그 점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이 기관과 뒤에 나올 3번 옵션인 기관을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엘리스를 최종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활동적인 우리 아이에게는 야외 공간이 따로 있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아파트 건물 안에 있다보니 건물에 있는 수영장을 이용한다거나, 트니트니 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실내에 있긴 하지만 야외에서 뛰놀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2군 타오디엔에서 안쪽이라, 등하원 버스를 타고 다니는 길이 좀 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최근인 2024년에 개원한 게 큰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약간 불안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2. 아이꿈유치원 (타오디엔 지점)

스레드에서 알게 된 분이 추천해주셔서 가 본 유치원. 깔끔했다. 새롭게 지어진 유치원이기도 하고, 타오디엔에서도 조금 조용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 아이가 한국에서 다녔던 어린이집과 제일 흡사 했다. 아니 거의 똑같았다. 한국스타일 유치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아이들 위주인 것 같았다. 선생님들끼리 호흡이 좋아보이기도 했다. 7군에도 아이꿈 유치원이 있는데, 2군에 지점을 또 낸거라고 하셨었다. 그 얘기는 7군 유치원이 호응이 좋다는 얘기인 것 같았는데 그 점이 장점 같아 보였다. 그런데 확실히 한국유치원은 선생님들이 아이들 조금 더 가까이에서 케어해주시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점이 사실 엄마로서는 굉장히 큰 장점일 것이다. 아이들이 모여있다 보면 별별일이 다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잘 알 수 있도록 해주실 것 같았다. 정말 친절하게 상담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우리 아이가 적응을 제일 빨리 마칠 수 있는 기관 같았다. 한국에서 다니던 곳과 흡사한 환경이었기에, 그런데 한국유치원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 다른 경험을 해보기를 원했던 나로서는 많이 끌리지는 않았다. 우리 아이가 나이가 더 어렸거나, 한국에서 기관을 다니지 않은 아이었다면 여길 다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3. Aurora International School of the Arts 오로라 인터네셔널 스쿨 오브 아츠

생각지도 못했던 옵션이었지만, 최종 결정을 하게 된 옵션이다. 사실 처음부터 막연하게 인터네셔널 스쿨을 보낼거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이가 영어를 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데 가보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다. 이 학교는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과 뉴질랜드 교육과정을 결합한 독특한 교육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유아부터 중학생까지의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학습과 창의성을 개발하도록 지원했다. 학교는 1세부터 15세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장점이었다. 규모가 다른 유치원들 보다는 큰 것. 나는 아이가 너무 같은 나이 그룹에만 있는 것보다 다양하게 소통하길 바랐는데 이 곳에서는 다양한 나이대가 같이 다니는 게 좋아보였다. (물론 나이대별로 반이 나눠져 있긴 하지만) 상담해주시는 분 말고, 우연하게 패컬티 중 '페니' 라는 분과 이야기 나눴는데 그 대화가 등록까지 이끌었다. 짧은 대화였지만 아이들에게 Reggio Emilia의 방식이 왜 필요한지 느껴졌다. (사실 상담 가기전엔 학교 웹사이트만 보고 가서 Reggio Emilia의 방식에 대해서 모르고 갔다.) 그리고 무엇보다 뛰어노는 공간과 도서관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유치원 상담과 투어하면서도 밸런스 바이크도 타보고, 교실에서 신나게 모래 놀이도 해 본 아이. 그 모습을 보니 여기 같았다. 놀이터에서도 맨발로 뛰어노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마침 내가 상담을 갔을때 다른 반의 수영 수업도 진행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하루는 수영 수업이 있다고 해서 얼씨구나 싶었다. ㅋㅋㅋ 물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딱이었다. 한국인 비율은 높지 않았다. 특히 우리 아이가 다닐 반은 한국인이 없었고 일본인의 비율이 높았다. (학교 전반적으로도 일본인비율이 높은 듯 보였고, 서구권 아이들도 꽤 보내는 듯 했다.) 

 

"100 Languages" 개념은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Reggio Emilia Approach)에서 비롯된 핵심 철학 중 하나인데. "100 Languages"의 의미 이 개념은 아이들이 단순히 말과 글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림 그리기, 조각, 그림책 만들기 (시각적 언어) 춤, 움직임, 연극, 음악 (신체적/예술적 언어) 놀이, 탐색, 자연과의 상호작용 (경험적 언어) 이야기하기, 대화, 글쓰기 (언어적 표현) 수학, 과학적 탐구, 디자인, 건축 (논리적/수리적 언어)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표현의 다양성을 허용하고 장려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학비는 인터네셔널스쿨이어서 인지...다른데 보다 높았다. (물론 다른 국제학교는 학비가 더 비싼 곳이 많다.) 학비는 다행히도 남편 회사에서 지불하기때문에 (상한선 기준은 있음) 기준 안에만 들어가면 크게 상관이 없었다. 식사가 걱정 되긴 했지만 식당도 굉장히 깨끗하게 유지되서 마음이 놓였다. 메뉴자체는 한국 엄마가 봤을땐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아이가 먹고 오더니 밥이 맛있으시다며 ㅋㅋㅋ... 그래...잘 먹으면 됐지 ㅋㅋ 결국에는 최종선택은 오로라로 했지만... 한국의 어린이집만 다녀본 아이에게는 어떻게 보면 너무 새로운 느낌의 기관인가 싶어서 망설여졌던 것 같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무엇보다 내가 아이였다면 이 곳이 다니고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캠퍼스가 내 스타일... 이게 가장 크게 작용했던 점이었던 듯. 아이가 시간을 보낼 환경이 자연 친화적이지만, (순전히 내 기준) 너저분한 게 아니고 잘 정돈 되어 보였다. 앞으로 살게 될 아파트와도 가까운 것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학문적으로 영어를 배우길 바라는 게 아니고, 그냥 잘 뛰어 놀고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며 친해지며 영어와 익숙해 질 수 있는 환경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희안하게도 ? 투어를 다녀온 4곳 중 유일하게 영업(?)을 하지 않았다. 다른 세 곳은 학비에 대한 할인이라던가, 기간내에 등록하면 무언가를 얹어준다거나, 주말에 하는 무료 오픈데이에 초대한다거나 했었지만 이 곳만 유일하게 없었다. 사실 이 기관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우리 아이의 나이 반이 한자리만 남았다는 이야기들을 들었을때, 불안 초조한 마음에 빨리 등록 해버릴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내 성격상 '여러 군데 비교해보고, 들어간다고 했는데 자리가 없다면 그것 또한 운명이겠지?' 싶었다. 그래서 오로라에도 자리가 혹시 한자리만 남았다거나 하진 않냐고 물어보니, 세자리가 비어있으니 천천히 알려달라고 했다. )

 

4.  몬테소리 국제학교 (타오디엔 캠퍼스) The Montessori International School of Vietnam - Thao Dien Campus

한국 스타일 2개 갔으니, 국제학교도 2군데 가보고 싶어서 추천을 받아서 투어를 가게 된 곳. 오로라를 갔다 오고 나서 간 곳이라서 두군데를 마음 속으로 비교 할 수 있었다. 조금 더 '교육'기관 같은 느낌... 이게 무슨 말이야 싶겠지만, 조금 더 정돈 된 느낌이었다. 오로라는 애들을 풀어 놓는 느낌이었는데(필자는 이런 느낌을 더 좋아한다ㅋㅋ) 이 곳은 그것보다는 조금 덜 풀어 놓은 느낌. 몬테소리 교구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상담선생님도 오로라 상담선생님과는 달리 조금 더 차려입고 상담해주셨다. 설명하는 것도 조금 더 각(?) 잡힌 상태였다. 아무래도 오로라보다는 시스템이 그런 것 같았다. (이게 별거 아닐 수 있겠지만 상담을 가서 볼 수 있는게 제한적이라서 정말 별별걸 다 보면서 비교하게 되는데 상담선생님의 분위기가 학교 전체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교실도 크고 알록달록한 나무재질의 교구들이 많았다. 단정하고 깔끔한 걸 선호하시고 영어로 수업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여기가 좋은 옵션일 수도 있겠다.  야외 공간도 적당히 있고, 식당도 깔끔해보였다. 

 

 


 

모든 기관에는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것이고, 아이의 성향과 환경에 따라 그 경험은 다르게 다가올 것으로 믿는다. 필자는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고 믿기에, 어떤 선택이든 부모의 고민과 사랑이 깃들어 있다면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번 투어를 통해 직접 보고 느낀 점들이 완벽한 판단 기준이 될 수도 없겠지만 저처럼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투어 전에 누군가가 쓴 리뷰들을 열심히 검색해봤거든요!) 제가 느꼈던 모든 걸 쓰지는 않았지만, 제가 쓴 포스팅이 아이에게 맞는 최선의 환경을 찾는 여정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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